🧠 당신이 잊은 기억, 뇌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까?
잊었다고 착각하는 기억
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마주합니다. 친구의 말, 지나가는 풍경, 광고 속 문구, 어릴 적 기억까지. 그런데 어느 날, 갑자기 오래전 일이 떠오를 때가 있죠.
"이건 분명 잊었다고 생각했는데... 왜 지금 생각나지?"
이럴 때 뇌는 어떤 상태일까요? 정말 잊은 걸까요, 아니면 뇌 어딘가에 저장된 걸까요?
뇌 속 잠긴 방
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핵심 구조는 '해마(hippocampus)'입니다. 해마는 기억을 저장하고 불러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. 하지만 우리가 어떤 기억을 "잊었다"고 느낄 때, 실제로는 그 기억이 사라진 게 아니라, 그 기억으로 가는 길이 막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.
쉽게 말해, 뇌 속에 그 기억이 담긴 방은 그대로 있는데, 그 방으로 가는 문이 잠긴 거죠.
무의식 속 감각 기억
심리학자 프로이트는 무의식(unconscious)에 많은 기억과 감정이 숨어 있다고 말했습니다. 실제로,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기억도 뇌에 흔적처럼 남아 영향을 줍니다.
예를 들어, 갑자기 특정 냄새를 맡았을 때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르거나, 어떤 노래를 들었을 때 특정 감정이 밀려오는 경우가 있죠. 이건 뇌가 그 기억을 감각을 통해 다시 불러낸 것입니다.
사라짐이 아닌 비활성화
기억이 사라지는 대표적인 경우는 외상성 손상, 알츠하이머병 같은 뇌 손상이 있을 때입니다. 하지만 일반적인 망각은 대부분 '삭제'가 아닙니다.
기억은 뇌 속에 시냅스 연결의 형태로 존재합니다. 이 연결이 약해지면 기억을 떠올리기 어려워질 뿐,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닙니다.
재미있는 건, 이런 연결을 다시 강화하면 잊은 기억이 다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.
행동에 스며든 잊힌 기억
우리는 때로, 어떤 행동을 왜 했는지 모르고 지나갑니다. 하지만 분석해보면, 그 선택의 바탕엔 어릴 적 경험이나 예전에 들은 말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.
즉, 뇌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기억조차도 우리의 감정, 행동, 성향에 은근히 영향을 주고 있는 겁니다.
마무리
잊은 줄 알았던 기억이 문득 떠오를 때, 그건 당신의 뇌가 여전히 그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.
뇌는 '삭제'보다 '보류'에 가까운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, 어떤 감각 자극이나 상황 변화로 인해 언제든 그 기억을 다시 꺼낼 수 있습니다.
그러니, 혹시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며 무시했던 것들 중에도 지금의 당신을 만든 퍼즐 조각이 있을지도 몰라요.